빗해파리 번성 유리
햇빛 비치는 표층수

빗해파리 번성 유리

빛이 닿는 바다의 가장 위쪽 층, 수심 0미터에서 200미터 사이의 표층 수계에서는 태양 광선이 출렁이는 수면을 뚫고 내려오며 청록빛과 사파이어빛이 어우러진 수직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낸다. 이 투명한 수괴 속에 수천 마리의 빗해파리(유즐동물, Ctenophora)가 마치 살아있는 유리 조각처럼 부유하고 있으며, 그 젤라틴 질의 몸체는 거의 투명하지만 빛살을 받은 섬모판 열(comb rows)이 분광하여 무지갯빛 홍채를 간헐적으로 발산한다. 빗해파리는 자포동물과 달리 자포(nematocyst)를 갖지 않으며, 점성 있는 콜로블라스트 세포로 요각류와 어란 등의 먹이를 포획하는 포식자로, 영양 단계에서 중요한 중간 포식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표층에는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생산한 유기물이 해양설(marine snow)의 형태로 천천히 가라앉고, 미세한 부유 입자들이 광조사(caustic pattern) 속에서 조용히 흩어지며, 이 찬란하면서도 고요한 세계는 인간의 시선과 무관하게 온전히 스스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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