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강 베일
박명대

푸른 하강 베일

수심 250~320미터, 코발트빛 물기둥이 위에서 아래로 점차 짙어지며 사파이어 빛 어둠 속으로 녹아드는 이곳에서, 태양의 마지막 희미한 빛은 이미 대부분 흡수되어 파란 잔광만이 가느다랗게 스며든다. 수압은 해수면의 25배에서 32배에 달하며, 이 정도 깊이에서는 광합성이 더 이상 불가능해 생명은 오직 위에서 내려오는 것들에 의존한다. 표층에서 죽어 가라앉은 플랑크톤 잔해, 분변 입자, 투명한 유기물 박편들이 '해양 눈(marine snow)'이 되어 수직으로 조용히 낙하하고, 이 물질들은 이 수층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도끼고기(hatchetfish)들은 이 희미한 하강광 아래 느슨하게 흩어져 부유하며, 좌우로 납작하게 압축된 거울처럼 빛나는 몸체와 위를 향한 커다란 눈으로 실루엣을 최소화하고 포식자의 시선을 피한다. 더 깊은 곳에서는 생물발광의 희미한 점들이 칠흑 속에 간헐적으로 명멸하며, 이 세계가 인간의 존재와 무관하게 수억 년 동안 그래왔듯 고요히 스스로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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