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붕 경사 하강
대륙사면

대륙붕 경사 하강

수심 약 220미터, 대륙붕 가장자리가 급격히 꺾이며 어두운 협곡으로 떨어지는 이 경사면에서는 수만 킬로미터 상공의 태양빛이 이미 거의 소진된 채 희미한 코발트빛으로만 물속을 물들인다. 약 21바르에 달하는 수압이 수온약층 아래의 차가운 수괴를 짓누르고, 연한 청회색 실트가 좁은 협곡과 사면붕괴 흔적을 따라 비탈을 덮으며 바닥 가까이에는 네펠로이드층의 얇은 입자 안개가 흐릿하게 깔려 있다. 수층 한가운데에서는 투명한 젤라틴질 생물과 발광소기관을 갖춘 작은 중층어류들이 실루엣처럼 부유하고, 사면 아래 암흑 속에서는 몇 점의 청백색 생물발광이 아무 소리 없이 점멸한다. 해양설처럼 부유하는 유기 입자들이 느리게 가라앉으며 표층 생태계와 심해저를 잇는 생물지화학적 통로를 이루고, 이 모든 것은 어떤 목격자도 없이 그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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