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뼈 황화물
중앙해령

고래뼈 황화물

수심 2,500미터에서 3,000미터 사이, 중앙해령의 경사면 위에 한 마리 고래의 유해가 현무암 베개용암과 균열된 능선 암반 사이에 반쯤 가라앉아 있다. 척추뼈와 갈비뼈가 황 성분이 풍부한 퇴적물 위로 호를 그리며 솟아 있고, 뼈 표면은 세균 군락이 형성한 생물막으로 은빛을 띠며 아직 남아 있는 콜라겐에서는 기름진 무지갯빛 광택이 희미하게 흐른다. 골수가 가득 찬 빈 공간과 관절 주위에는 뼈를 분해하는 다모류 벌레인 오세닥스(Osedax)의 가느다란 관과 부드러운 갓이 빽빽이 돋아나 있으며, 이들은 뼈 속 지질에 공생 세균을 심어 에너지를 추출한다. 주변을 맴도는 단각류와 새우 같은 청소 동물들이 발산하는 청록색과 파란색의 생물발광이 미세한 섬광으로 명멸하고, 가까운 열수 균열에서 스며 나오는 희미한 주황빛 화학발광의 광채가 황 침전물과 유리질 현무암의 윤곽을 간신히 드러낸다. 해수면에서 내려온 해양설이 사방으로 조용히 떠돌고, 그 너머의 어둠 속에서는 확산성 열수 순환이 저온의 유체를 암반 틈으로 내보내며 태양빛 한 줄기 없는 이 세계의 화학합성 생태계를 말없이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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