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의 전방 카메라가 살며시 위를 향한 채, 370미터 수심의 수괴 속으로 시선을 열어젖히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경계도 바닥도 없는 코발트빛 심연이다. 수압은 이미 약 37기압에 달해 사방을 짓누르고, 태양빛은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붉은 파장부터 차례로 소멸하여 오직 단색의 남빛 황혼만이 위쪽 수층에서 희미하게 새어든다. 그 빛 속으로 심해산란층이 흘러드는데, 이것은 암반도 지형도 아닌 살아 움직이는 생물학적 지평선으로서, 크릴과 소형 새우, 발광 myctophidae가 서로 다른 거리에서 어둑한 조각들과 은빛 섬광으로 뒤섞이며 하나의 낱알진 안개를 이룬다. 음파를 마치 해저면처럼 반사하여 한때 전쟁기 수중음향사들을 오도했던 이 거대한 생물 구름 속에서, 납작하고 금속성의 도끼치(hatchetfish) 한 마리가 프레임 상단 근처에 순간적으로 나타나 거울 같은 옆구리로 잔존 청광을 튕겨낸 뒤 군집 너머의 텅 빈 수괴 속으로 사라진다. 남겨지는 것은 오직 부유하는 해양설(marine snow)과 정적, 그리고 생명이 가득하면서도 동시에 광막하게 비어 있는 중층 바다의 냉혹한 고요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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